티스토리 뷰

 

멋진 수영장이 있는 신라호텔에서 아침에 일어나 아침수영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짐정리 후 수영장에 돌아와 3시까지 수영을 하다가 체크아웃하기. 이것이 나의 호캉스 계획이었다.

 

 

제주의 마지막날 아침, 눈을 뜨니 나를 반긴 경보문자

 

미처 끄지 못한 알람때문에 쉬는날인데도 출근시간에 일어나 핸드폰을 바라보니,

잉?? 강풍주의보라고?? 호우경보??

 

긴급재난문자가 나의 꿀같은 호캉스 꿈을 와사삭 깨버렸다.

잠이 홀라당 깨버린 바람에 부랴부랴 항공사에 전화를 걸었다.

다행이 연착은 조금씩 되고 있지만, 김포행 비행기는 결항소식은 없단다.

 

혹여나 비바람때문에 결항되면 비행기는 무료로 취소된다고 상담원이 친절히도 대답해줬다.

'무료로 취소라... 그럼 출근을 못하는데?'

 

너무 친절해서 좋은 소식인줄 착각 할뻔했다가 가만 생각해보니, 결항되고 내일 서핑 한번 더하고 출근하고 싶다 란 생각을 했다. 그만큼이나 재밌었던 모양이다.

 

나의 호캉스 계획은 무너졌지만, 매섭게 몰아치는 파도를 보니 속이다 후련

 

비가 매섭게 몰아치며 엄청나게 큰 파도들이 몰려오는것을 보며, "저 파도를 타면, 가만히 있어도 오키나와까지 갈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바람이 무섭다. 몰아치는 파도를 보고 서핑생각이라니.

 

 

수영장 수영대신 커다란 욕소에서 거품목욕을 하기로 한다. 어찌됐건 여행이니, 어떻게든 되겠지 싶다.

결항이 되면 되는대로, 일전에 방문했던 호텔에서 묵기로 하고 혹여 결항이 되면 다음날 오전에 서핑갔다가 서울로 돌아가자는 실없는 희망에 기대를 해본다.

 

 

비오는날에만 쏟아진다던 엉또폭포를 가볼까 하다가, 이 비에 나가서 쫄딱 젖는건 별로 좋은생각이 아닌것 같아 무턱대고 성산을 향해 달려보기로 한다. 성산일출봉쪽 마트가 좋은 식재료를 많이 팔았던 기억 덕분이다.

 

풍속 '매우강' 우리 돌아갈수 있을까?

 

아니 그전에 전날 받았던 커피쿠폰을 써보기로 한다. 제주3대 바리스타의 찻집이라고 했는데, 방문가능지점은 2호점. 어찌됐건 3대 바리스타의 느낌이 묻었으리라. 

 

그렇게 달려온 카페의 첫손님은 우리 두사람.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에 자리잡은 카페는 마치 숨겨진 비밀장소처럼 신비한느낌마저 들었다.

 

 

커피를 못마시는 나는 로얄밀크티, 나의 짝꿍은 카페모카

사과를 그려주려고 했을까, 뭔가를 시도한듯 하나 그의 의도를 알지못하는 나를 원망하세요.

바깥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지만 아무래도 좋다.

비가 오면 오는대로, 날이 맑으면 맑은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마냥좋다.

 

 

카페인도 못마시고, 우유도 못마시만,

오늘은 따끈한 밀크티 한잔에 취했다. 욕심내서 짝꿍의 카페모카도 한모금 해봤지만, 카페인탓에 커피에 커자도 모르는 나인데 커피향이 묵직하단 생각이 들었다. 향긋하고 구수하고 '우와 맛있다' 하고 연거푸 마셨더니 카페인에 취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짝꿍께서 커피잔을 수거해갔다.

 

 

여행의 마지막날 오전 비내리는 맛있는 커피를 내어준 카페에 마주앉아, 전날 서핑사진들을 살펴보며 까르르 웃음꽃이 피었다. 그도 그럴것이, 보드를 길게 봤을때 끝과 끝에 11자로 서라고 배웠는데, 보드의 짧은 끝과 끝에 용케도 발을 얹고 일어선 내꼴이 너무나도 웃겼다. 게다가 어찌나 빠졌던지 머릿속까지 폭삭 젖은모습으로 머리끝까지 신난표정이다. 우수꽝스럽지만 행복해보인다. 그러면 됐다. 바보같지만 괜찮다.

 

 

보드타는 사진을 보니 온몸이 쑤신다. 세상에 내가 먼저 물에 빠지니 뒤집힌 보드가 머리위로 퉁하고 떨어지질 않나, 출발과 동시에 파도와 함께 사라지질 않나, 겨우 일어서서 보드위에 퉁하고 엉덩방아를 찧질 않나, 다양한 방법으로 넘어지며 보드와 친해졌다. 그래 우리 다음부턴 싸우지말자. 

 

창밖에 비를 피하러 온 도마뱀

그리고 창밖을 바라보니 왠 도마뱀 한마리가 창틀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세상에 미꾸라지인줄 알았잖아.

태국에서 봤던 게코들은 왠지 귀여웠는데, 얘는 미끈미끈한것이 화들짝 놀랐지만 계속 보니 귀엽다.

 

종업원에게 "여기 혹시 도마뱀을 키우나요?" 라고 물었더니, 종업원이 놀라 굳은표정으로 "혹시 카페안에 도마뱀이 있나요?"하고 반문한다.

 

제주사는사람도 도마뱀은 낯설구나.

 

그래 오늘도 럭키다. 세상에 럭키럭키럭키다.

 

 

다마신 홍차 밑바닥에 곰발바닥, 홍차점을 아시는가, 나는 어쨌든 럭키다

 

다음 목적지를 고민해본다. 이번여행은 서핑만 정해졌지 아무것도 생각해본것이 없다.

매콤 칼칼한 물회가 땡겼다. 그리고 해녀의 집은 언제나 옳다. 우리는 성산일출봉쪽으로 갈생각이었다. 시간도 충분하다. 

 

회국수가 인상적인 해녀의 집에서 회국수 한그릇을 먹으러 달려가본다. 다른건 뭘먹으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결정하기가 어려워 가서 고민해보기로 한다. 

 

회국수와 성게미역국, 산낙지가 있으면 먹어보고 싶다고 했는데 마침 없었다.

새콤달콤 회국수에, 구수한 회 몇점, 전복몇점.. 맛있다. 같이 먹은 성게미역국은 바다향이 물씬하지만 회국수만 못하다. 회국수에 해삼추가해서 먹고가면 참 좋겠단 생각을 한다. 물론 소주와 함께.

 

미역국에 곁들어 먹으라고 주신 공깃밥을 회국수 남은 양념에 비벼먹어본다. 쫀득쫀득 입에 들러붙는다. 맛있다.

옆테이블은 문어라면, 또 저 옆에 테이블은 성게에 소라를 시켜 소주에 먹는다. 

 

취향따라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식사를 마쳤으나 그냥 떠나가기 아쉬워 잠깐 바닷가에 주차를 하고 파도를 감상해본다. 

 

 

파도가 참 시원하게 친다. 속이다 후련하다.

암만봐도 저 파도를 타면 오키나와까지 다이렉트로 쏠수 있을 것 같다. 늦바람이 무섭다.

 

다음코스는 성산일출봉에 있는 마트에 들른다.

지난 여행에서 방문했던 마트인데, 흑돼지도 맛있고 일반 돼지도 맛있다. 돼지고기가 참 맛있다.

출발전부터 좋은 식재료가 있으면 사올 요량으로 보냉팩을 준비했는데, 매우 요긴하게 썻다. 

냉매제 대신 마트에서 파는 냉동 당근즙을 구입했다.

 

 

그리고 이번여행에서 귀차니즘과 뱃속에 들어가는 양이 적어진 고로 먹지 못했던 회가 아쉬워서, 맛만 볼요량으로 마트표 회를 샀다. 

제주마트에서는 회를 포장해서 판다. 횟집처럼 어항에 있던 물고기들을 말이다.

 

마땅히 먹을곳이 없나 고민하다가 가까운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적당한데 차를 대고 먹어보기로 한다.

어차피 몇점 되지도 않는거 기분이나 시원하게 내볼요량으로 말이다.

 

 

 

길가다 발견한 정자에서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길가다 적당히 전망좋은곳에 내려 둘이 회를 나눠먹는다. 이거면 됐다. 회도 달고 내마음도 달다.

제주에서 회먹고, 돼지먹었으면 할일 다했다고 생각한다. 난.

 

세상 평화로운 마음으로 정말로 제주를 떠나기 위해, 첫날들렀던 빵집을 한번 더 들르고, 마지막 식사로 전복죽과 물회를 먹기로 한다.

 

저녁식사는 처음 제주여행에서 맛있게 먹었던 전복죽, 그리고 물회를 먹을 요량이다.

 

 

 

제주에서의 마지막 식사, 전복죽과 물회

 

제주에서의 마지막 식사, 전복죽과 전복물회. 물회는 육수는 맛있는데 뭔가 아쉽다. 전복도 맛있는데 뭔가 아쉽다. 전복죽은 더할나위 없었으며, 밑반찬으로 나온 젓갈은 참 맛있어서 따로 구입하려 했더니 유통기한이 일주일 내외래서 포기했다. 이미 양념이 된터라 보관기간이 꽤 짧은 모양이다. 이미 구입한 자리젓이 있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번에 방문해서 많이 먹기로 한다.

 

 

렌트카 반납 장소와 마지막 해녀의 집이 매우 가까워서, 처음 공항과 멀었던 불편함은 해소되었다. 

 

 

안타깝게도 하늘이 도와서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변동없이 출발했고, 그렇게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 하루 더 놀수 있었는데...

 

 

 

방문식당 : 

  • 회국수와 미역국 : 삼대해녀의집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환해장성로 583-5
  • 전복죽과 물회 : 도두해녀의집 - 제주 제주시 도두항길 16

방문카페 :

  • 모카커피와 로얄밀크티 : 유동커피 로맨틱무드점 - 제주 서귀포시 보목로 21-11

방문마트 :

  • 하나로마트 성산일출봉농협본점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주동로 4282(회를 맛보고 싶을때, 흑돼지 진공포장 판매)

 

 

 

셋째날 이동경로 : 호텔신라-유동커피로맨틱무드점-삼대해녀의집-하나로마트성산일출봉점-오드랑베이커리-도두해녀의집-무지개렌트카(약 120KM)

 

 

 

 

 

 

 

나의 제주여행기 & 서핑편

프롤로그 : https://congsaur.tistory.com/14?category=833306

첫째날 : https://congsaur.tistory.com/15?category=833306

둘째날 : https://congsaur.tistory.com/16?category=833306

셋째날 : https://congsaur.tistory.com/17?category=833306

에필로그 : https://congsaur.tistory.com/18?category=833306

(예산사용내역, 베네피아 포인트 사용내역, 제주에서 장봐오기)

댓글